미국의 특이한 마을 9곳 중 part 1입니다. 미국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도시나 평범한 교외 주택가뿐만 아니라, 특정 이념이나 가치관을 기반으로 형성된 독특한 마을들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마을들은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실험적 사회로 기능하며, 각자의 철학과 원칙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럼 한 번 알아볼까요?
목차
- 1. 슬랩 시티 - 법과 규제가 없는 무정부 공동체
- 2. 아르코산티 - 미래형 친환경 마을
- 3. 그린 뱅크 - 전파가 차단된 '조용한 마을'
- 4. 더 팜 - 미국 최대 히피 공동체
- 5. 세렌비 - 웰빙과 친환경을 추구하는 마을
1. 슬랩 시티 - 법과 규제가 없는 무정부 공동체
캘리포니아주 남동부 임페리얼 카운티 사막 한가운데에는 미국에서도 가장 이질적인 공동체 중 하나로 꼽히는 슬랩 시티가 존재합니다. 이곳은 공식적인 행정구역으로 인정되지 않아, 경찰, 소방서, 공공 서비스 등이 일절 제공되지 않습니다. 즉, 법적 규제가 없는 '자유 구역'이란 뜻입니다. 주로 현대 사회에서 벗어나고 싶은 은둔자, 예술가, 히피, 퇴역 군인 등이 이곳에 모여 거주하고 있습니다.
1)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사 기지였던 '캠프 던랩'이 있던 자리
전쟁이 끝난 후 미군이 철수하면서 콘크리트 슬래브(기초 토대)만 남았고, 이후 정착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면서 현재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외부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자유 공동체'가 형성되었지만, 기본적인 기반 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자급자족해야 하며, 전기와 수도 시설이 없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거나 빗물을 모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2) 예술적 자유와 독창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공간
슬랩 시티의 대표적인 예로 '살베이션 마운틴'이 있습니다. 1980년대 예술가 레오나드 나이트가 성경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거대한 공예물로, 슬랩 시티의 랜드마크 역할을 합니다. 벽면 전체가 화려한 색감과 종교적 문구로 꾸며져 있으며, 관광객들도 이곳을 방문하면 사진을 남기고 갑니다.
3) 무정부 상태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법적 규제가 없다 보니 치안이 불안정하고, 쓰레기 처리나 위생 관리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여름철 온도가 50도 가까이 올라가는 극한 환경에 처해 있지만 거주자들은 감내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랩 시티는 기존 사회 시스템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최후의 자유 구역'으로 인식되어 매년 새로운 정착민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2. 아르코산티 - 미래형 친환경 마을
애리조나 사막 한가운데에는 독특한 실험적 공동체인 아르코산티가 있습니다. 이곳은 1970년대 건축가 파올로 솔레리가 제안한 개념 도시로, 기존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과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한 대안적 모델로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아르코산티는 '아키올로지(Arcology)' 개념을 기반으로 하며 이는 건축(Architecture)과 생태학(Ecology)을 결합한 용어로,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도시 설계를 뜻하고 있습니다.
1) 단순한 주거지가 아닌, '생태 실험실' 기능
건물들은 태양열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좁은 공간에 여러 기능을 통합해 토지 사용을 최소화했습니다. 물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정수 시스템이 도입되었고, 농업 또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르코산티의 목표는 현대 도시들이 직면한 문제인 교통 체증, 환경오염, 주택난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2) 아르코산티 공동체 상징
아르코산티에는 약 1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이들은 건축, 예술,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하는 핸드메이드 청동 종(Bronze Bell)은 수익원이자 공동체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방문객들은 아르코산티를 견학, 일정 기간 동안 공동체 생활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3) 자연과 조화를 이룬 도시 설계
아르코산티는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 모델을 실험하는 공간으로서, 전통적인 도시 설계와는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제한적인 생활 방식과 경제적 자립의 어려움으로 인해 여전히 소규모 공동체에 머물고 있기도 합니다. 이 마을은 현대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사례이지만, 실질적인 확산 가능성에는 여전히 논란이 있습니다.
3. 그린 뱅크 - 전파가 차단된 '조용한 마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위치한 그린 뱅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마을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전파 정화 구역(Radio Quiet Zone)'에 속해 있으며, 전자기파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대전화, Wi-Fi, 전자레인지 같은 무선 통신 기기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곳입니다. 이는 전파천문대가 위치한 지역적 특성 때문인데, 주민들은 최첨단 과학 연구를 위해 현대적인 기술을 일부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는 마을입니다.
1) 그린 뱅크의 특이한 규제
그린 뱅크의 특이한 규제 이유는 국립전파천문대(NRAO) 때문입니다. 이곳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회전식 전파망원경인 '그린 뱅크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으며 우주에서 오는 미세한 전파 신호를 감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적인 전파가 많을 경우 우주 신호를 분석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정부는 1958년부터 이 지역을 '전파 정화 구역'으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그린 뱅크에서는 무선 인터넷뿐만 아니라, 심지어 자동차의 전자 시스템마저도 제한되고 있습니다.
2) 전파 정화 구역
주민들은 유선 전화와 유선 인터넷을 이용하며, 전자기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목재 난로를 사용하거나 구형 디젤 차량을 운전합니다. 이러한 생활 방식은 외부인들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부 주민들에게는 오히려 조용하고 평화로운 환경을 제공합니다. 특히 전자기 과민증(EHS)을 겪는 사람들에게 그린 뱅크는 '안식처'와 같은 곳이 됩니다.
3) 과학 연구, 환경보호를 위한 아날로그 마을
현대 사회에서 스마트폰과 Wi-Fi가 필수적인 요소가 된 만큼, 전자기파에 예민한 일부 사람들은 두통, 불면증, 피로감을 호소하며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린 뱅크는 이러한 사람들에게 전자기파가 없는 삶을 제공하며, 일부는 이곳으로 이주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특수 환경이 마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고, 원격 근무나 디지털 기반 산업이 발전할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4. 더 팜 - 미국 최대 히피 공동체
미국 테네시주에는 1970년대 히피 문화의 유산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이 있습니다. '더 팜(The Farm)'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곳은 현대 사회의 자본주의적 생활 방식을 거부하고, 공동체 중심의 자급자족 생활을 실천하는 공동체입니다. 더 팜은 1971년 히피 운동의 중심에 있던 스티븐 개스킨(Stephen Gaskin)과 그의 추종자들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1960~70년대 미국에서는 자본주의와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반문화(카운터컬처)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고, 더 팜은 이러한 히피들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공동체 중심 공동체 소유
초기 공동체 멤버들은 평등, 비폭력, 환경 보호를 핵심 가치로 삼았으며, 노동과 자원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생활했습니다. 특히 소유 개념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었으며,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가 모든 재산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더 팜은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원칙을 변화시키기도 했습니다. 초창기에는 모든 재산을 공유하고 개인 소유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현재는 일부 개인 자산 보유를 허용하고 있으며, 공동체의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위해 외부와의 교류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핵심 가치인 공동체 생활, 환경 보호, 비폭력, 자급자족을 지키며, 현대 사회에서도 적용 가능한 대안적 삶의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2) 공동체 중심 자급자족 생활
샌프란시스코에서 테네시주로 이주해 1,750 에이커(약 7㎢)의 농지를 공동으로 구입하고,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으며, 초기에는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살았으며 공동 소유의 농장, 학교, 병원 등을 운영하면서 현대 사회와 거리를 두고 생활했습니다. 이곳에는 물질적 풍요보다는 정신적 풍요를 중요하게 여겼고 주민들은 명상과 요가, 자연 치유법을 실천하며 가공식품과 화학 약품을 배제한 자연식 위주의 식생활을 유지해 가고 있습니다. 또한, 기술 발전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닌, 태양광 발전과 친환경 건축 기술 등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생활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채식주의, 자연 친화적 생활, 공동 소유 경제 시스템
주민들은 유기농 농업을 기반으로 식량을 생산하며, 개인의 재산 소유를 최소화하고 모든 것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과 의료 서비스도 자체적으로 해결하며, 외부 세계와의 교류를 최소화하려 합니다. 현재는 초기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방문객들에게 공동체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더 팜은 자본주의와 산업화된 사회에 대한 대안적 모델을 제시하며,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자급자족형 공동체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5. 세렌비 - 웰빙과 친환경을 추구하는 마을
조지아주 애틀랜타 남쪽에는 전통적인 도시 개발 방식과는 다른 접근법을 택한 친환경 마을 '세렌비(Serenbe)'가 있습니다. 세렌비는 단순한 주거지가 아니라, 도시 생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자연과 공존하는 혁신적인 라이프스타일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곳의 설계 철학은 단순한 친환경 주거 단지를 넘어, 사람 중심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라이프 스타일
이 마을은 네 개의 '햄릿(Hamlet)'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구역은 예술, 농업, 건강, 교육을 중심으로 특화되어 있습니다. 농업 햄릿(Agricultural Hamlet)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고 지역 농부들과 협력해 지속 가능한 식문화를 유지하며 예술 햄릿(Arts Hamlet)에서는 갤러리, 연극 공연, 공예 워크숍이 열리며, 예술가들이 창작 활동을 하면서 지역 사회와 교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2) 도시와 차별화 친환경 건축 설계
세렌비의 건축 디자인 또한 매우 독특한 구조입니다. 대부분의 집들은 자연 속에 녹아들도록 설계되었으며, 나무, 돌, 흙 같은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 지어집니다. 창문과 지붕의 각도까지 세심하게 고려해, 자연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함으로써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며, 주택들은 서로 밀접하게 배치되어 주민들 간의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었습니다.
3) 유기농 농산물 재배 환경 보호 실천
세렌비세렌비 마을에서는 식생활 또한 도시와 차별화되고 있습니다. 패스트푸드 체인점이나 대형 마트 대신 지역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농산물이 공급되며, 마을 내 레스토랑들도 신선한 재료만을 사용해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천하고 있는 마을입니다. 세렌비는 단순히 '친환경 주거지'가 아니라, 미래의 도시 모델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도시의 스트레스와 환경오염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세렌비 같은 커뮤니티가 더 많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은 현실이기도 합니다.
4)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환경 문화
실제로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세렌비의 개념을 참고한 친환경 마을들이 조성되고 있으며,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방식을 직접 경험하고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고민해 보는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렌비는 단순히 '사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환경, 그리고 문화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지속 가능한 실험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첨단 기술이 발전하는 현대 사회에서, 세렌비는 오히려 전통적인 공동체 정신을 되살리면서도 현대적 편리함을 적절히 결합한 이상적인 미래형 마을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6. 미국의 특이한 마을 part 1 마무리
미국에는 대도시나 교외 주택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유를 추구하는 히피 공동체부터 첨단 과학 연구를 위한 전파 정화 마을, 신앙을 기반으로 한 종교 공동체, 심지어 종말을 대비하는 생존주의자 마을까지 그 형태도 다양합니다.
이들은 단순한 주거지가 아니라, 특정한 가치관과 신념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작은 사회이며, 현대 문명의 대안적인 삶을 실험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마을들은 기존 사회 시스템에서 벗어난 극단적인 사례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각각의 철학과 이유가 존재합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글로벌화가 가속화될수록 반대로 기존 사회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특이한 마을들은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며 다양한 삶의 방식과 사회 구조를 탐구하는 중요한 사례로 남을 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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